이분은 나와 친분이 없지만, 어떤 집회에서 인사 한번 정도 밖에 나눈 적이 없는 어떤 한 목사님이셨다. 주로 나는 그분의 말씀을 온라인이나 파일등을 통해 들었다.
그분이 늘 강조하던 것은 신앙의 전환이었다. 신앙을 <나>라는 한 사람의 중심으로 보지 말고, <하나님> 중심으로 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전환점이 우리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는 가르침이었다.
Me-Centric 한 시대에 태어난 나에게, 나 중심적이지 않은 관점이 있다는 것은 참 새로웠다. 이 가르침은 내가 알고 있던 많은 신앙의 패턴들을 Re-orient 하게 만들었다. 아주 부분적인 예를 들면:
나의 내면을 잘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하나님이 하신 일이 너무 커서 내가 (그리고 나의 문제들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나의 기도를 응답하시는가? →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우리를 Align 하는 과정이다.
나의 고통을 해결해 주시는가? → 환경이 바뀌지 않아도, 우린 하나님으로 충분하다 (욥기). 신앙은 답없이 사는 것을 매일 연습하며, 하나님을 그 가운데 신뢰하는 것이다.
나의 신앙은 자라고 있는가? → (내가 자라는 것 이전에)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아가는 것 처럼 더 중요한 것도 없다. 그분을 알아갈때 신비하게 우리는 그의 Fullness 를 체험하며 변해간다.
이런 식으로 계속 <나>를 중심에 두던 사고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하나님을 중심에 두는 것이다.
하나님의 존재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분 자체로 나에게 만족이 되고, 그분이 하신일이 너무 커서 나의 문제가 작아지는 경험. 기도하면 환경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Fullness 가 나를 이끌어 더 이상 그 환경에 지배받지 않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 나의 눈을 <나의 범위>에 두지 않고 하나님께 두는 것이다.
나를 중심으로 둔 사람들은, 아주 기초적인 신앙을 가질 수 있겠지만 계속해서 자신에게 눈을 두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신앙의 도약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계속해서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불평하며 아까운 시기를 보내고 그 시간이 정말 10-20년 금방 가 버리는 것 같다.
하나님을 중심으로 둔 사람들에게, 나의 개인적 영역의 문제는 아주 2차적인 문제다. 그들은 하나님을 알아가려고 모든 시선을 집중하며, 환경과 고통의 문제 앞에서 답이 없어도 하나님을 신뢰한다. 그 분이 하신 일과,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의 깊이를 계속 알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하나님의 Fullness 를 체험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애를 넘어선 사랑과 변화를 가진다.
이런 전환점에 대해 가르쳐 주신 그 분께 나는 평생 빚진 마음으로 산다. 지난 10년을 돌아볼때 나의 영적인 발걸음이 제자리 걸음 하지 않고 조금이나마 앞으로 갈수 있었던 것은 아마 이 가르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런 가르침의 백분의 일이라도 남에게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